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 인사를 합니다. “안녕”, “잘 다녀와”, “수고했어” 같은 말들은 너무 익숙해서 그 의미를 깊이 새기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어떤 인사는 우리가 알지 못한 채 마지막이 되기도 합니다. 어제의 작별이 진짜 이별이 되기도 하고, 흔한 인사가 영영 돌아오지 않는 이에게 전한 마지막 말이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인사는 언제나 소중해야 합니다. 이 글에서는 평범해 보이지만 언제나 마지막이 될 수 있는 인사의 무게에 대해 함께 생각해보려 합니다.
1. 마지막이 될 줄 몰랐던 인사들
우리는 인사를 쉽게 합니다. 너무 자주 하기 때문에 그 인사가 가진 의미를 잊고 살 때도 많습니다. 하지만 세상에는 마지막이라는 예고 없이 끝나는 일들이 있습니다. 다시 만날 거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이별을 고하기도 하고, 다음에도 함께할 줄 알았던 순간이 끝내 돌아오지 않기도 합니다. 그래서 지나고 나서야 깨닫습니다. 그때의 인사가 마지막이었다는 것을요.
가령 친구와의 짧은 통화에서 “다음에 보자”라고 했던 말, 가족에게 건넨 “다녀올게요”라는 인사, 퇴근하며 했던 “내일 봐요”라는 인사. 그 모두가 마지막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우리는 살아가며 여러 번 겪게 됩니다. 실제로 돌아오지 못한 인사들은 기억 속에 오래 남습니다. 그리고 그 인사를 더 따뜻하게, 더 성실하게 하지 못했던 것을 오래도록 아쉬워합니다.
인사는 관계의 문이기도 하고, 끝맺음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말 한마디로 연결되기도 하고, 또 그 말 한마디로 영영 멀어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인사는 늘 조심스럽고, 그 순간의 감정보다 더 깊은 배려가 담겨야 합니다. 마지막일 수 있다는 전제로 인사를 건넨다면, 우리의 말투와 눈빛은 분명 달라질 것입니다. 아무리 바쁘고 익숙한 사이일지라도, 인사는 결코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되는 말입니다.
2. 따뜻한 인사는 오랫동안 남습니다
누군가에게 전한 따뜻한 인사는 그 사람이 떠난 후에도 오래도록 남습니다. 그 말 한마디로 위로를 받았던 기억, 짧지만 진심 어린 작별의 말, 마음을 다한 인사들은 시간이 지나도 마음속에 머뭅니다. 반대로 차가웠던 인사, 무심했던 작별은 나중에 후회로 남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인사는 길지 않아도 좋지만, 진심이 담겨야 합니다.
예를 들어 오래 알고 지낸 친구와의 마지막 인사를 떠올려봅니다. 별다른 말 없이 헤어진 날보다, “고마웠어. 너와 친구여서 좋았어”라고 말했던 날이 훨씬 더 따뜻하게 기억됩니다. 그 진심은 말의 길이가 아니라 마음의 밀도에 달려 있습니다. 그래서 같은 “안녕”이라도 어떻게 말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로 전달되기도 합니다.
특히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일수록 우리는 인사를 대충하게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늘 있는 일이기 때문에, 늘 다시 만날 거라 생각하기 때문에 무심해집니다. 그러나 인사는 그 반복 속에서 오히려 더 따뜻해야 합니다. 아침에 학교 가는 아이에게 “잘 다녀와”라고 말하는 그 순간, 부모는 사실 그 하루의 무사함을 바라는 마음을 담고 있는 것입니다. 그 인사는 단순한 인사가 아니라, 기도에 가까운 마음입니다.
이처럼 따뜻한 인사는 누군가의 하루를 바꾸고, 때로는 살아갈 힘이 되어줍니다. 우리가 누군가에게 건네는 인사는 그냥 지나가는 말이 아니라, 그 사람의 마음속에 깊이 새겨질 수 있는 말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말은 사라지지만, 진심은 남습니다. 그 진심이 담긴 인사는 언젠가 그 사람의 기억 한 켠에서 다정하게 떠오를 것입니다.
3. 오늘의 인사가 마지막이어도 후회하지 않게
모든 인사가 마지막이 될 수 있다는 건 두려운 일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하루를 더 소중히 살게 만드는 마음이기도 합니다. 그 가능성을 안다는 것은, 오늘을 후회 없이 살아가겠다는 다짐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의 인사가 마지막이더라도 후회하지 않게, 지금 이 순간에 진심을 다해야 합니다.
예상하지 못한 이별은 삶 속에서 늘 찾아옵니다. 그래서 누군가와 헤어질 때, “다음에 또 보자”는 말보다 “오늘 함께해서 즐거웠어”라는 말이 더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그 사람을 향한 감사와 애정을 그 자리에서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 결국 관계를 지켜내는 사람입니다. 진심은 늘 그때그때 표현해야 합니다. 나중에 말하려고 하면, 그때는 이미 늦었을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특히 아이들과 어른, 혹은 친구와 연인처럼 익숙한 관계일수록 인사를 생략하거나 소홀히 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더 정성스러운 인사가 필요합니다. 그 사람과의 오늘이 언제나 계속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하루의 끝, 문을 닫으며 하는 “잘 자”라는 인사 한마디에도 진심을 담는 일, 그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작고 확실한 배려입니다.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은 두렵지만, 동시에 오늘을 깊이 있게 살아가게 합니다. 그래서 인사는 작은 의식이 아니라 삶의 태도입니다. “고마워”, “미안해”, “보고 싶어” 같은 말은 미루지 말고 지금 해야 합니다. 그것이 마지막이 되더라도 후회하지 않도록, 그 말들이 어딘가에 따뜻하게 머무를 수 있도록 오늘의 인사를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