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한 번쯤은 그때 그렇게 하지 말걸 혹은 그 말을 했어야 했는데라는 후회를 해본 적이 있습니다. 후회는 실수나 잘못 때문이기도 하지만, 더 깊이 들여다보면 그 순간 무엇을 해야 할지 알면서도 하지 못했다는 자기 자신에 대한 아쉬움에서 비롯되기도 합니다. 오늘은 그런 후회의 감정이 왜 마음속에 오래 남고,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생각해보려 합니다.
1. 후회는 이미 알고 있었던 나 자신과의 대화입니다
많은 후회는 사실 ‘몰랐던’ 것이 아니라 ‘알고도 하지 못했던’ 데서 시작됩니다. 말해야 할 순간에 말하지 못했고, 멈춰야 할 순간에 멈추지 못했습니다. 마음 한쪽에서는 분명히 알았지만, 행동으로 옮기지 못했던 그때의 나 자신이 자꾸 떠오르는 것입니다. 그래서 후회는 남 탓보다도 나 자신에 대한 서운함으로 남습니다.
예를 들어, 누군가와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인사를 하면서 “그동안 고마웠어요”라는 말을 하지 못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마음은 전하고 싶었지만, 말이 나오지 않았던 그때. 시간이 흐른 뒤에는 그 한마디를 왜 하지 못했는지 자책하게 됩니다. 후회는 그 짧은 머뭇거림 속에 남아, 오래도록 마음에 머뭅니다.
후회는 단지 “실수했다”는 기록이 아니라, “그때 그렇게 하지 말 걸 알았는데도 왜 그랬을까”라는 자기 성찰의 감정입니다. 그래서 후회는 자주 반복되며, 비슷한 상황이 올 때마다 다시 떠오릅니다. 그 감정은 나를 괴롭게 만들기도 하지만, 동시에 나를 바꾸는 힘이 되기도 합니다.
우리는 후회를 두려워하면서도, 그 안에서 자신을 돌아보게 됩니다. 그 순간의 나를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다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는 마음이 생기는 것입니다. 후회는 괴로운 감정이지만, 어쩌면 가장 솔직한 감정일지도 모릅니다.
2. 후회는 나를 꾸짖기보다는 안아주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후회는 자기 자신을 향한 마음이기 때문에, 때때로 우리를 너무 심하게 몰아세우게 됩니다. “왜 그랬을까”, “왜 그렇게밖에 못했을까”라는 말은 계속 떠오르고, 그때의 상황을 수없이 반복해서 떠올리게 됩니다. 하지만 후회는 단지 자신을 꾸짖는 것으로 끝나면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습니다. 후회의 진짜 의미는, 그때의 나를 더 깊이 이해하는 데 있습니다.
사람은 완벽하지 않습니다. 어떤 순간에는 두려움이 앞설 수도 있고, 망설임에 잡혀 행동을 멈출 수도 있습니다. 그건 잘못이 아니라, 인간답기 때문에 나타나는 모습입니다. 그러니 후회 속에 있는 나를 자책하기보다는, 그 마음을 안아주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그땐 그럴 수밖에 없었어”라고 말해주는 따뜻한 시선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또한 후회를 너무 오래 품고 있으면, 현재의 나에게도 그림자를 드리우게 됩니다. 지나간 일을 계속 붙잡고 있으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선택조차 흐려지게 됩니다. 후회는 과거를 돌아보는 마음이지만, 결국은 지금을 더 나아지게 만들기 위한 감정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후회를 통해 더 깊어지되, 그곳에만 머무르지는 않아야 합니다.
후회를 안아준다는 것은 단순히 덮는 것이 아니라, 그 감정을 충분히 느끼고, 그때의 나를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그 수용의 과정이 있어야 후회는 비로소 다음 걸음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나 자신을 비난하는 대신, 그때의 마음을 이해하려는 노력은 나를 더 따뜻한 사람으로 만들어 줍니다.
3. 후회는 더 나은 선택을 위한 씨앗이 됩니다
후회는 반복을 원하지 않는 감정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후회를 겪은 뒤에는 같은 실수를 피하려고 더 신중해지고, 더 조심스러워집니다. 그것은 후회가 우리를 괴롭게 만드는 감정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성장하게 만드는 동력이 되기도 한다는 뜻입니다.
사람은 완벽하게 살 수 없습니다. 언제나 올바른 선택만 하기는 어렵고, 때로는 시간이 지난 뒤에야 비로소 옳고 그름을 알게 됩니다. 그렇기에 후회는 피할 수 없는 감정입니다. 하지만 그 감정을 대하는 태도에 따라, 후회는 나를 짓누르는 무게가 될 수도 있고,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발판이 될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후회를 무의미한 반복으로 만들지 않는 것입니다. 같은 후회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우리는 그 감정 속에서 배운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다음에 같은 상황이 오면 그때를 떠올리고, 조금 더 용기 있게, 조금 더 정직하게 행동할 수 있어야 합니다. 후회는 그저 지나간 감정이 아니라, 더 나은 선택을 위한 씨앗입니다.
그리고 때로는 후회를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지금 할 수 있는 말을 미루지 않는 것입니다. 지금 고맙다면 바로 말하고, 지금 미안하다면 오늘 용기를 내어 전하는 것입니다. 그런 작고 솔직한 표현들이 쌓이면, 후회는 점점 작아지고, 마음은 더 가벼워집니다.
후회는 누구에게나 있지만, 그 감정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우리의 삶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후회를 탓하기보다, 그 안에 담긴 마음을 정직하게 마주하고, 더 나은 내일을 선택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합니다.